CT 이미지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심혈관 진단

“전산화 단층 엑스선 촬영(CT) 이미지와 인공지능(AI) 기반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을 활용한 비침습적(Non-invasive) 방법으로 심장 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‘CT-FFR’(CompuTed-Fractional Flow Reserve)’ 기술을 독자 개발했습니다.”


심은보(사진) 실리콘사피엔스 대표이사는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“현재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CT-FFR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용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”며 “올 상반기 내 완료할 예정”이라고 밝혔다.


가슴에 통증을 느낀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통상 심장 CT를 찍거나 조영제를 투여한 뒤 X-선 영상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 정도를 의사가 육안으로 관찰하게 된다. 이후 스텐트 시술 여부를 판단한다. 문제는 이런 방법이 부정확하다는 데 있다. ‘심근분획혈류예비력’(FFR·Fractional Flow Reserve) 값을 측정해 스텐트 시술을 결정할 때 37%에 달하는 불필요한 시술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.


심 대표는 그러나 “FFR은 철선을 몸 속 혈관에 삽입하는 침습적 검사로 환자 고통을 수반하는데다 의사 개개인 숙련도에 따른 위험이 상존한다”며 “비용 또한 200만원 이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존재한다”고 지적했다.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FFR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약 5%에 불과한 실정이다.


심 대표는 “침습적인 FFR 측정을 대체하기 위한 ‘CT-FFR’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”면서 “2017년 국제 SCI(과학 논문 인용·색인) 저널에 발표된 당사의 CT-FFR 예비 임상 결과 정확도 86%로 매우 높게 나타나 미국 경쟁기업인 하트플로우(HeartFlow)사와 동등한 수준이 증명됐다”고 설명했다. CT-FFR 원천기술을 처음 선보여 미국·일본·영국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하트플로우 기업 가치는 2조원으로 추정된다.


심 대표는 “분당서울대병원 외 11개 기관과 임상 시험 중”이라며 “CT 이미지에서 심장 혈관의 3차원 모델을 추출하는 세그멘테이션(Segmentation) 기술이 독보적”이라고 자신했다. 그는 “환자 한 명에 관한 CT 이미지 세그멘테이션 과정은 보통 전문가가 개입해서 4~8시간가량 소요되지만, 세계 최초로 사람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된 방식으로 10분 사이에 CT 이미지에서 3차원 심장 혈관 모델을 추출할 수 있는 고유 AI 기술을 개발했다. 이것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”라고 강조했다.


실리콘사피엔스에 따르면 국내 CT-FFR 잠재시장 규모는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. 한국과학기술원(KAIST) 기계공학 박사와 일본 교토대 의학(생리학) 박사 학위를 모두 보유한 심 대표는 이 잠재적 시장에 뛰어들었다. 지난 2014년 7월 강원대 기계의용공학과 교수로써 교원 창업했다. 이듬해인 2015년 7월 CT-FFR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.


2018년 5월 마그나 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에 이어 올해 3월말 인터베스트 등으로부터 7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. 지금까지 총 105억원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유치했다. 그만큼 기술력은 물론 건강보험 수가 지정 등 상용화로 인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. 실리콘사피엔스는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끝내고 내년 중 기술성 평가를 통한 코스닥 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.



박일경 (ikpark@edaily.co.kr)

https://news.naver.com/main/read.nhn?mode=LSD&mid=sec&oid=018&aid=0004633357&sid1=001